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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3-5) 영국 웨일스 - 카나번 성(Caernafon castle) 탐방기 20130403의 일기 #1. 두 개의 다른 성 어제에 이어 오늘도 성에 왔다. Matt가 웨일스는 성이 유명하다고 하여, 그의 말을 착실히 따르고 있는 중이다. 버스를 타고 뱅거보다 살짝 남쪽에 있는 카나번(Caernarfon)에 왔다. 어제 다녀온 펜린 성(Penrhyn castle)과 달리, 카나번 성(Caernarfon Castle)은 활기찬 분위기였다. 펜린 성(Penrhyn castle)이 고요하게 자기만의 세상을 품고 있는 느낌이라면, 카나번 성(Caernarfon Castle)은 역동적으로 이 세상과 함께 공존하는 느낌이었달까. 성 바로 앞에는 해협이 흐르고 있었고, 그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하늘을 나는 갈매기와 해협에 떠있는 수많은 보트. 이 성이 가진 역동적인 .. 2020. 2. 23.
서랍3-4) 영국 웨일스 - 스노도니아 국립공원을 방문하다 20130402의 일기(2) 앞이야기 : 20130402의 일기(1) #4. 나의 일정 아저씨께서는 아주머니를 만나기 위해 집에 오신 게 아니었다. 나는 런던에서도 대영박물관에 안 다녀왔다. 나는 내가 어디에 있든, 어디를 안 가도 된다. 이곳 교통이 불편하다면, 집 주위를 구경해도 좋다. 관광지가 아닌 주거 마을을 구경하는 것도 나에겐 너무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두 분의 생각은 달랐다. 이곳에 왔으면 그곳을 꼭 가봐야 한다고 하셨다. 대중교통으로는 오가기 힘드니, 아저씨께서 나를 태워다 주실 거란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데, 내가 구경을 다 하고 전화하면 다시 나를 태우러 와주실 거란다. 아저씨께서는 이 모든 것을 위해 무려 오후 일을 빼고 이곳에 오셨단다. 나는, 내가 이곳에 도착하기 전부터.. 2020. 2. 21.
서랍3-3) 영국 웨일스 - 뱅거 펜린 성(Penrhyn castle) 탐방기 20130402의 일기 #1. 서로 다른 세상 나의 유럽행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Matt는 손가락이 닳도록 고향 자랑을 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며, 영국에서 그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 성(castle)이 멋진데, 그중 하나가 바로 집 근처에 있으니, 그 성을 ‘꼭’ 가봐야 한다고 몇 번이고 말했다. 세계 곳곳을 여행한 친구가 그토록 자랑한 그곳, 펜린 성(Penrhyn castle)에 왔다. 입구 바로 뒤에는 가로수길이 이어져 있었다. 그 가로수길은 서로 다른 세상을 연결해주는 통로였나 보다. 가로수길을 지나자, 어디에도 바깥세상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어디서도 바깥세상의 흔한 소음은 들리지 않는, 그런 곳이 펼쳐졌다. 그곳에 들어서자, 온 세상에 나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꼭 .. 2020. 2. 20.
서랍3-2) 영국 웨일스 - 친구 없는 친구 집을 방문하다 20130401의 일기 #1. 초대 필리핀 여행 이후 Matt와 나는 종종 연락을 주고받았다. 하루는 그가 새로운 여행 소식을 전해왔고, 나는 유럽 여행을 준비 중임을 알렸다. 그는 나의 유럽행 소식을 듣고 매우 신나 했다. 영국도 가는지, 언제 가는지, 얼마나 가는지 등등을 묻더니 이내 자기 집도 꼭 들리라고 했다. 그는 세계여행 중인데, 여행이 끝나면 홍콩으로 돌아간다고 했는데, 그는 나를 영국 집으로 초대했다. 내가 ‘잠깐 영국 집에 들르는 건가?’, ‘나와 일정 조정을 하자는 건가?’ 의아해하며 질문을 남기는 사이에 그는 이미 어머니께 내가 갈 거라고 전하고 왔다. 나는 그렇게, 얼떨결에 그의 집에 초대되었다. #2. 첫인사 Matt의 어머니인 Janet은 버스 터미널로 나를 마중 나와 주셨다. .. 2020. 2. 19.
서랍3-1) 번외편 - How I Met Matthew? #1. 웨일스(Wales)로 향하는 길 뱅거(Bangor) 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뱅거는 웨일스의 북쪽에 있는 작은 도시의 이름이다. 런던에서 버스로 8시간 30분이 걸리는 그곳은 Matthew의 고향이다. Matthew는 필리핀 여행에서 만난, 홍콩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이다. 나는 그의 집에 초대받아서 가는 길이다. 내가 어떻게 친구 없는 친구 집으로 향하게 되었는지, 그와의 만남부터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2. How I met Matthew? 2012년 연말, 나는 홀로 필리핀 마닐라 숙소에 누워있다. 여행의 시작은 친구와 함께였다. 우리는 보라카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마닐라를 며칠 둘러본 뒤 귀국하려고 했다. 하지만 무려 크리스마스이브에 사고를 당했고, 돈을 모두 잃어버렸다. 귀국일.. 2020. 2. 18.
서랍2-6) 영국 런던 - 하루가 23시간 일 때 20130331의 일기 #1. 하루가 23시간 일 때 여행을 시작한 지 일주일가량이 흘렀다. 처음 며칠은 알람도 없이 새벽 5~6시쯤 눈을 떴는데, 요 며칠은 그래도 8시쯤 눈을 뜨기 시작했다. 시차 적응을 하는 중이다. 오늘도 평소처럼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9시 30분이다. 오늘만 특별히 늦잠을 잔 것이 아니다. 3월 마지막 주 일요일인 오늘, 서머타임이 시작되었다. 눈을 떴을 뿐인데 한 시간을 잃어버린 나는, 이에 굴하지 않고 한껏 늑장을 부렸다. 하루가 23시간이 되었다고 해서, 내가 부지런해지지는 않는다. 그저 평소 리듬을 따를 뿐이다. #2. 누군가 경청해 준다는 것 여행을 시작한 지 일주일가량이 흘렀다. 그동안 나는 줄곧 혼자였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냈고, 내 부족한 발화량은 그.. 2020. 2. 17.
서랍2-5) 영국 런던 - 마이클 잭슨 'Thriller Live' 공연 20130330의 일기 #1. 돌, 사람 그리고 장사꾼 2004년 겨울, 나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에 있다. 고모를 따라, 오빠와 함께 첫 해외여행이자 배낭여행을 왔다. 나는 13살, 오빠는 15살. 앙코르와트를 구경하고 사원 한 편에 걸터앉아 있는데, 오빠가 어딘가를 다녀오더니 탐색하고 온 내용을 쭈욱 늘어놓는다. 아까 어디에서는 물이 얼마였는데 여기는 얼마고, 저기는 얼마란다. 나는 질세라 같이 떠든다. 저 가족은 아까 어디서 마주쳤고, 저 아이는 나에게 인사를 해줬고, 누구는 이렇고 누구는 저렇다고. 2주 동안 우리를 데리고 다닌 고모가 마침내 말씀하셨다. 고모는 돌을 보러 왔는데, 나는 사람을 구경하고, 오빠는 장사꾼을 구경 한다고. #2. 사람 구경 오래전 고모의 말씀은 잊고 지냈다. 여행을 시.. 2020. 2. 16.
서랍2-4) 영국 - 런던에서 레미제라블을 20130329의 일기 #1. 오빠의 입대 전 마지막 소원 나는 삼 남매다. 두 살 많은 오빠, 일곱 살 어린 남동생. 그 사이의 나. 내가 유럽으로 떠나오기 두 달 전, 오빠는 입대를 했다.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하던 오빠는 입대를 앞두고 부산에 내려왔다. 오빠는 우리와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영화 레미제라블을 봤는데, 너무 좋았단다. 그래서 우리 셋이 함께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했다. 입대 전 소원이라니, 이뤄주기로 했다. 처음으로 삼 남매가 나란히 영화관 의자에 앉았다. #2. 런던에서 공연을 우리나라의 대학로 느낌이려나. 런던의 극장가인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에서 여러 극장을 돌다 보면, 공연 표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밤에 야경 투어를 다녀.. 2020.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