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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6-13) 모로코 페스 - 제가 한 번 자보겠습니다, 테라스에서 20130501의 일기 #1. 사막의 아침 별똥별 쏟아지던, 낭만 가득했던 사막의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다. 일몰을 보며 들어간 사막을 일출을 보며 나왔다. ‘아, 화장실’ 또다시 낙타의 등에 기대 터덕터덕 사막을 빠져나오는 내 기분이다. 장장 12시간 넘게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했다는 현실이 내 생애 이 아름다운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감상을 이겼다. 민트향 가득 뿜은 양치, 몸 구석구석 자리 잡은 모래알을 뽀드득뽀드득 씻어낼 수 있는 샤워, 그리고 무엇보다 화장실 그 자체. 너무 간절하다. 사막과 헤어지는 지금, 나는 무엇보다 화장실이 간절하다. #2. 제가 한 번 자보겠습니다, 테라스에서 141일의 여행에 ‘계획’도, ‘정보수집’도 없다. 장기 여행인지라 계획을 세우려면 끝도 없을 것 같.. 2020. 9. 4.
서랍6-12) 모로코 사하라사막 - 이것이 바로 사막의 낭만 20130430의 일기(3) 앞 이야기 : 20130430의 일기(1) / 20130430의 일기(2) #4. 대자연의 본모습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좋아한다. 등산도 좋고, 계단 오르기도 좋다. 오를 때 살짝 숨이 차는 것도 좋고, 오른 자에게만 주어지는 그 풍경도 좋다. 각 여행지에는 전망을 보기 좋은 명소가 있다. 언덕 위의 공원일 때도 있고, 성당의 첨탑일 때도 있다. 웬만하면 다 올라보려고 한다. 깊은숨을 내쉬며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는 게 좋다. 이곳 사막에서는 잘 모르겠다. 이미 어둑해진 이곳, 불빛이라곤 텐트 밖에 피워놓은 모닥불이 전부인 이곳에서 언덕을 오른다고 무엇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오르라니 올라본다,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언덕인지라 몇 걸음 오.. 2020. 8. 23.
서랍6-11) 모로코 사하라사막 - 무엇이든 답변해 드립니다. 20130430의 일기(2) 앞 이야기 : 20130430의 일기 (1) #3. 무엇이든 답변해 드립니다. 사막 한가운데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하룻밤을 보낼 텐트를 등지고, 간이 테이블에 앉아 저녁 식사가 준비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어느새 해가 져 어둑어둑한 주위를 둘러보며, 아무리 눈동자를 굴려도 화장실 따위는 없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저녁 식사를 앞두고, ‘물을 마시면 안 된다’와 ‘아, 참! 마실 물도 없지’,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떡하지?’를 고민하는데, 건너편에 앉은 한 아주머니가 내게 관심을 보여왔다. “어디서 왔어요?” “한국에서 왔어요.” “오, 한국 사람 만나면 묻고 싶은 게 있었어요!” 한국인 Q&A 응답 전문 여행객으로서, 이번에는 어떤 질문일지 궁금하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2020. 8. 6.
서랍6-10) 모로코 사하라사막 - 낭만적이기보다는 현실적 20130430의 일기 #1. 안녕, 사하라사막 하루하고도 반나절을 더 달렸다. 계속된 이동에 정신이 혼미해져 갈 때쯤, 흐리멍덩한 눈으로 마주한 사하라사막. 무엇을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짠! 여기부터 사하라사막이야.’라는 표지판을 기대한 건지, 사막 시작을 알리는 장승이라도 서 있기를 기대한 건지. 아무튼, 아무런 표식 없이 어느 순간 눈 앞에 펼쳐진 사하라사막이 얼떨떨했다. 아, 이게 교과서로만 보던 그 사하라사막이구나. 너를 보기 위해 이제껏 달려왔구나. 차에서 낙타로 옮겨 탔다. 터덜터덜 낙타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지평선 너머에 시선을 둔다. 일몰이 사막을 감쌌다. 오늘 밤, 이곳에서 사막 하늘을 바라보며 하룻밤을 보낸다. #2. 낭만적이기보다는 현실적 사하라사막은 아름다웠다. 모래에 반사된 일.. 2020. 7. 31.
일상) 코로나, 그리고 학교생활 학생들이 8번째 등교이자 방학 전 마지막 등교를 한 오늘, 퇴근길에 “등교 후 확진 아동 111명, 학교 내 전파 추정 1건”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어느 곳보다 코로나 감염에 취약하다고 우려되던 학교였지만, 이 정도면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디까지나 정상적인 학교생활은 포기하고 방역을 제1순위로 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지 않을 것 같던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코로나와 학교생활에 대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 #1. 학교와 감염병 특정 시기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보도되는 뉴스가 있다. 독감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것. 학교에 근무하기 전에는 이런 뉴스는 그저 딴 세상 얘기인 양 듣고 흘려 넘겼다. 그도 그럴 것이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살면서 감염병에 걸려 고생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 2020. 7. 29.
서랍6-9) 모로코 사하라사막 - 사막을 향해 출발하다 20130429의 일기 #1. 모로코에 온 그 이유, 사하라사막 빡빡한 예산에도 비행기 표를 끊어가며 모로코에 온 이유는 딱 하나, 사하라사막에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라케시에 머물며 사하라사막 2박 3일 투어 상품을 예약했고, 오늘이 바로 투어 1일 차다. 원래 성격인 건지, 장기 여행이라 그런 건지 특정 장소에 대해 특별한 설렘을 느끼지는 않았는데 사하라사막은 다르다. 모로코행 비행기 표를 끊을 때부터 사하라사막이 기대됐고, 투어 상품을 예약하면서 그 기대가 증폭되었고, 마침내 사하라사막으로 출발하는 오늘 아침, 새벽같이 출발 준비를 하면서도 너무 설렜다. #2. 허리가 살살 녹아내리는 중 봉고차에 올라 12시간을 이동했다. 마라케시 숙소에서 마주친 동갑내기 ㅅ에게 첫날은 끝없이 이동만 할 거니 .. 2020. 7. 26.
대학원) 일반대 교육대학원에 대해 알아두면 좋은 사실 이 글은 일반대 교육대학원 입학을 고민하는 초등 교사를 위한 소소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초등 교사가 교대 교육대학원이 아닌 일반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기에, 제 글이 일반대 교육대학원 진학을 고민하시는 초등 선생님께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일반대 교육대학원에 대해 알아두면 좋은 사실 1 : 현직 교원이라고 교대원 입학이 더 쉬운 것은 아니다. 현직 교원은 일반대 교대원 지원 시 특별전형으로 지원합니다. 이에 대하여 현직 교원은 교대원 입학이 더 쉽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면접에서도 특별전형 지원자에게는 전공 관련 질문은 하지 않고, 일반적인 질문(자기소개, 지원동기, 근무 관련 경험 등)만 한다는 후기가 종종 보이나, 이는 학교별로, 과별로 달라 보입니다. 제가 지원한 학교.. 2020. 7. 21.
서랍6-8) 모로코 마라케시 - 여행 한 달 차, 여행과 일상 사이 20130428의 일기 #1. 여행 한 달 차, 여행과 일상 사이 141일의 여행을 시작한 지 한 달 하고 이틀이 흘렀다. 여행이 길어지다 보니 슬슬 여행이 일상 같고 일상이 여행 같다. 여행과 일상 사이, 여행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여행. 그냥 낯선 곳에 있는 이 상황이 익숙하달까. 마치 언제나 이런 삶을 살았다는 듯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다인실 숙소에서 눈을 뜨고, 뭉그적거리다가 밖을 나선다. 특별히 어디를 가는 날도 있고 그저 방랑자처럼 돌아다니는 날도 있고. 숙소나 길거리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나누는 가벼운 대화도 익숙해졌다. 매번 바뀌는 잠자리나 다인실 숙소가 딱히 불편하지 않아서 여행이 체질인가 싶다가도, 원체 여기저기 열심히 다니지 않아서 여행은 내 체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여.. 2020.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