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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여행) 귀동냥으로 알게된 아줄레주(Azulejo)에 숨겨진 비밀

by 서랍 속 그녀 2026. 5. 6.

리스본에서의 첫날. 이렇게까지 열심이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곳저곳을 참 야무지게도 돌았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오르는 중이다. 붐비는 트램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애쓰기나 두 다리로 걸어 올라가기나 비슷하겠다고 판단했다. 상 조르제 성(Castelo de São Jorge)은 일몰 맛집으로 유명한 만큼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이쯤 올랐으면 됐지’를 세 번쯤 반복하고도 아직이었다.

어느덧 성벽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쯤 한 워킹 투어 그룹이 눈에 들어왔다. 성에 들어가기 전에 설명을 해주는 걸까 싶어, 귀동냥도 할 겸, 잠깐 쉴 겸 아줄레주를 구경하는 척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귀를 기울여 보니 성이 아니라 평범해 보이는 한 건물의 아줄레주를 설명하는 중이었다.

아줄레주(Azulejo)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외벽을 가득 채운 하얀색과 푸른색의 조화가 두드러지는 타일을 의미한다. 역사가 깊은 고성과 성당부터 일반적인 주택까지 도시 곳곳에 아줄레주가 숨어 있어 골목길을 둘러보는 묘미를 더해준다.


대부분의 아줄레주는 타일 문양지만, 몇몇 아줄레주는 근사한 그림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아줄레주에 비밀이 숨어 있다고 한다.

바로 신과 인간에 대한 과거 포르투갈 사람들의 인식이 그것인데, 세상에 완벽한 존재는 오직 신만이 가능하며, 인간은 완벽한 존재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드러내기 위하여 아줄레주를 조립(?)할 때 의도적으로 타일 하나를 거꾸로 붙임으로써 인간의 불완전함을 표식으로 남겼다고 한다.

거꾸로 붙여진 타일이 숨어 있다. 정답은 아래 사진에.

그때부터 나를 포함한 워킹 투어 사람들의 숨은 그림 찾기가 시작되었다. ‘upside down’된 타일을 찾기 위하여 수십 개의 눈동자가 요리조리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 또한 미간을 찌푸린 채 눈동자를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 ‘oh’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찾았다.

큰 수확이었다. 그저 예술적인 꾸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신에 대한 공경과 인간으로서의 겸손함을 드러내는 표식이기도 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앞으로 다양한 아줄레주 속에 숨어 있는 표식이란 표식은 다 찾아봐야지 다짐하는데 가이드가 경고를 날렸다.

모든 아줄레주에 거꾸로된 타일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니니 없는 비밀을 찾기 위하여 Go crazy yourself 하지 말 것.


p.s 가이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거꾸로 된 아줄레주 찾기에 빠졌다. 내가 걸음을 좀 오래 멈춘다 싶으면 남편은 놀리듯이 “‘go crazy yourself’하는 중이야?” 물었다.
성당에서도, 아줄레주로 유명한 상벤투역(Estação de São Bento)에서도 비밀을 찾지 못한 나는 한껏 뾰로통해진 채 투털거린다.
성당이면 거꾸로 된 타일이 숨어 있어야지! 신에 대한 공경이라며!

그러나 결국, 이날 이후로 비밀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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