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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여행 이야기/프랑스

서랍7-2) 프랑스 파리 - 그래도 이곳을 떠나고 싶다

by 서랍 속 그녀 2020. 12. 28.

20130506의 일기

#1. 그래도 이곳을 떠나고 싶다

  거쳐 가는 곳일 뿐이다. 지금 내게 파리가 주는 의미는 그렇다. 숙소도 2박만 예약을 했다. 오늘 재정비하며 쉬고 내일 바로 떠나겠다는 뜻이다. 밀린 빨래를 하고 가방 정리를 하며 다시 떠날 준비를 한다. 내일 스위스로 향한다.

  핸드폰이 울린다. 이번 주말에 함께 하이킹하기로 한 스위스 친구의 연락이다. 주말 내내 비가 올 예정이니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면 스위스는 다음에 오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친구의 말처럼 자연 그 자체인 스위스를 굳이 비가 오는 걸 뻔히 알면서 가기는 아쉽다. 갑자기 일정이 붕 떠버렸다.

  숙박을 연장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지금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낭만의 도시, 파리에 있다. 몇 날 며칠을 보낼 거리는 차고도 넘친다.

  그런데 이곳에 남고 싶지가 않다. 아직 에펠탑을 못 봤지만, 루브르 박물관 근처도 못 가봤지만 그래도 내일 예정대로 이곳을 떠나고 싶다.

  거쳐 간다는 마음을 먹고 온 곳이기에 떠나고 싶다. 첫 시작부터 지갑을 잃어버리며 삐거덕거린 곳이기에 더욱 떠나고 싶다.

지갑을 잃어버린 내게, 민박집 사장님께서 지갑을 선물해 주셨다. 여차하면 다시 안 오려고 했던 파리에 다시 돌아오겠다 마음 먹은 이유가 되었다.

#2. 돌고 돌아 스위스

  동쪽 대신 북쪽으로 가야겠다.

  벨기에의 시골을 구경시켜준다던 친구에게, 2주쯤 뒤에 만나기로 했던 그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 본다.

  “혹시, 나 이번 주말에 가도 돼?”

  모레 휴가를 내고 스위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다녀올 예정이란다. 내가 내일 벨기에로 온다면, 주말에 같이 스위스에 다녀오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스위스로 안 가려고 벨기에 친구에게 연락한 것인데, 벨기에 친구와 스위스에 가게 생겼다. 돌고 돌아 스위스인 셈이다. 친구가 꼭 이번 주말에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기에, 특별한 마을이라기에, 비 내리는 스위스에 가 보기로 한다.

  내일, 나는 스위스로 가기 위해 벨기에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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