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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여행 이야기/모로코

서랍6-9) 모로코 사하라사막 - 사막을 향해 출발하다

by 서랍 속 그녀 2020. 7. 26.

20130429의 일기

#1. 모로코에 온 그 이유, 사하라사막

  빡빡한 예산에도 비행기 표를 끊어가며 모로코에 온 이유는 딱 하나, 사하라사막에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라케시에 머물며 사하라사막 23일 투어 상품을 예약했고, 오늘이 바로 투어 1일 차다.

  원래 성격인 건지, 장기 여행이라 그런 건지 특정 장소에 대해 특별한 설렘을 느끼지는 않았는데 사하라사막은 다르다. 모로코행 비행기 표를 끊을 때부터 사하라사막이 기대됐고, 투어 상품을 예약하면서 그 기대가 증폭되었고, 마침내 사하라사막으로 출발하는 오늘 아침, 새벽같이 출발 준비를 하면서도 너무 설렜다.

#2. 허리가 살살 녹아내리는 중

  봉고차에 올라 12시간을 이동했다. 마라케시 숙소에서 마주친 동갑내기 ㅅ에게 첫날은 끝없이 이동만 할 거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예고를 받았건만,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 했건만 그럼에도 쉽지 않다.

  이따금 아무런 설명 없이 내려주는, 길 한복판 노점상에서 양털로 짠 카펫이나 그릇을 구경하며 몸의 근육을 구석구석 풀어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점점 허리를 세게 내리쳐가며 내 스스로 만들어낸 통증이 다른 통증을 묻어버리기를 바라는 중이다.

  사하라사막, 너란 아이, 참 만나기 힘들구나.

길가의 노점상이 예뻤다는 건 비밀
사하라사막을 향해 가는 길

#3. 아이트벤하두(Ait-Ben-Haddou)

  쇼핑을 유도하는 의미 없는 일정으로 가득 찬 하루였지만 그래도 건질 게 있었던 단 하나의 일정은 바로 아이트벤하두 방문이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 여러 영화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졌다는데, 영화 촬영지가 아니더라도 도시 자체가 가지는 매력과 역사적 의의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해 보였다.

  마치 온 세상에 존재하는 색은 단 세 개밖에 없는 듯 느껴지는 이곳. 푸른 하늘과 메마른 녹초, 황토 건물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그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햇볕이 쨍하게 내리쬐는 더운 날씨에도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거짓말처럼 시원함이 느껴졌는데, 이는 햇볕은 차단하면서도 바람은 잘 통하도록 설계된 건물의 구조와 점토 사용 덕분이란다. 사막에서도 살아남을 방법을 찾은 옛사람들의 현명함에 혀를 내두른다. 현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이리저리 거닐다 보니 역사의 한 장면에 내가 함께하는 느낌이 들었다.

높이 솟은 야자수가 멋있다.
아이트벤하두 전경. 사진이 왜이렇게 흔들렸는지는 모르겠다.
하늘과 건물의 조화가 좋다.

  끝없는 이동 후에 겨우 숙소에 도착했다. 열악한 환경임에도 침대가 그렇게 아늑해 보일 수가 없었다. 몸을 누이고 허리를 풀어주다 잠이 든다.

  곧 만나자, 사하라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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