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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141일45

서랍4-7)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 달밤의 사진 놀이 20130409의 일기 #1. 달밤의 사진 놀이 아이슬란드는 오로라가 유명하다. 한 번 보면 황홀감을 잊지 못한다는 그 오로라.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4월 중순을 향해가고 있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는 지났다. 그럼에도 워크캠프 사무실 직원 사이에서 ‘오로라를 봤다!’는 목격담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꿈틀거리는데, 저녁에 만난 Alexandro가 오늘 오로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호언장담을 한다. 그의 말을 믿고, 밤 산책도 할 겸 ㄱ 오빠, Lois, Richard와 숙소를 나섰다. 밤하늘에 구름이 가득했다. 하늘이 깨끗해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지만, 이왕 나온 김에 좀 지켜보기로 한다. 모든 흐름이 자연스러웠다. 오로라가 나오면 바로 찍을 수 있도록 .. 2020. 3. 8.
서랍4-6) 번외편 - 어떻게든 되겠지. 20130409의 일기 #1. 어떻게든 되겠지 – 일정 편 클릭, 클릭, 클릭, 띵동. 마침내 메일이 왔다. 지난 삼사일의 고민의 결과물인 그 메일을 떨리는 마음으로 열어본다. 프랑스 - 모로코 왕복 비행기 표. 무계획이 계획이라지만, 그래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비행기 표를 발권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모로코도 가요?” ㄱ 오빠와 처음 인사를 주고받던 날, 유럽 장기 여행 중이라는 나에게 그가 물은 질문이다. 모로코? 사하라 사막이 있는 그 모로코? 나의 여행 계획은 매우 단순하다. 유럽 횡단. 런던과 이스탄불, 그 사이의 유럽 국가들을 여행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렇기에, ‘모로코’는 내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생각해본 적도 없다. 이런 나의 단순하고도 직관적인 계획을 들은 ㄱ 오.. 2020. 3. 6.
서랍4-4) 아이슬란드 - South shore 투어를 다녀오다 20130407의 일기는 남아 있지 않다. #1. 아이슬란드 South shore South shore 투어를 다녀온 날이다. South shore는 아이슬란드의 주요 관광코스로, 레이캬비크 남동쪽의 해안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워크캠프 참가자는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투어 참가를 할 수 있다기에, 여행사를 통해 가는 투어가 아니라 워크캠프 참가자들끼리 가는 투어라기에, 선뜻 투어 참가를 결정했다. 우리 팀은 참가 인원이 많지 않기에, 다른 팀과 함께 투어를 가게 되었다. ‘경이로웠다’ 느낀 감상은 남아 있지만 세세한 일들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글 대신 사진으로 그날의 기억을 되짚어보려고 한다. #2. 기억나는 에피소드 하나 함께 투어를 가게 된, 콜롬비아에서 왔다는 한 남자가 말을 걸어.. 2020. 3. 3.
서랍4-3)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 사진 전시회가 가지는 의미 20130406의 일기 #1. 실내에서 즐거움 찾기 유난히 길고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 사람들은 실내로 눈을 돌렸다. 그들은 바깥의 매서운 눈바람 소리가 묻히도록 실내 밴드 활동을 하고, 긴 겨울 그들의 안식처가 되어 줄 집을 애정을 담아 꾸민다. 단순한 안식처를 넘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꾸미는 것, 그들에게 집이 가지는 의미이다. 긴 겨울, 최소한의 바깥 활동만 하는 그들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이 필요하다. 여느 때처럼 무심코 들린 일상의 어느 곳에서 예상치 못한 볼거리를 만나게 하는 것, 그것으로 잠시나마 긴 겨울을 잊고 미소 짓는 것, 우울증 발병률이 높은 이곳에서 그들에게 소소한 일상의 변화를 주는 것이 바로 우리 활동의 목표이다. 아이슬란드에서 사진 전시회가 봉사활동이 될 수 있는 이유.. 2020. 3. 3.
서랍4-2) 아이슬란드 - 레이캬비크의 첫인상 20130405의 일기 #1. 첫 만남 이른 아침부터 눈이 떠졌다. 지난 새벽에 합류한 터라 아직 이곳이 낯설다. 맞은편 침대에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는, 짙은 고동빛 머리를 가진 남자가 보인다. 그가 프랑스에서 온 Lois 일 것이라고 짐작해보며, 그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방을 나왔다. 적막이 감싸고 있는 부엌 뒤편으로 한 남자가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보고 있다. 검정 머리의 아시아인. 참가자 명단에서 본, 나와 같은 한국인 참가자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세요~”하고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지극히 한국적인 인사다. 서로를 반가워하며 어떻게 여기를 오게 됐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사이, 지난 새벽 나를 맞아주었던 Natacha가 부엌으로 나왔다. 우리는 다.. 2020. 3. 1.
서랍4-1) 아이슬란드 - 국제워크캠프에 참가하다 #1. 국제워크캠프란? 2012년 설, 바닥이 뜨끈한 사랑방에 등을 기대고 앉아 책을 읽고 있다. 누군가의 휴학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를 잘 읽지 않는데, 왜 그 책을 빌렸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우연히 그 책을 골랐고, 그 책을 통해 ‘국제워크캠프’를 알게 되었다. 나는 마치 원하던 정보는 다 얻었다는 듯이, ‘국제워크캠프’ 이야기까지만 읽고 책을 덮었다. 그 이후로 그 책은 다시 펼쳐지지 않았다. 국제워크캠프기구(https://workcamp.org) 에서는 워크캠프를 ‘서로 다른 문화권의 청년들이 모여 1~3주간 함께 생활하며, 봉사활동과 문화교류를 하는 100년 역사의 국제교류 프로그램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책의 영향이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다. 다음 학기에 나는 돌.. 2020. 2. 29.
서랍3-6) 번외편 - Matt와의 뒷이야기 #1. 20130404 나는 Matt의 집을 떠나 다시 이동했다. 아주머니의 추천으로 체스터(Chester)를 잠시 둘러본 뒤 곧장 히드로 공항으로 가서 늦은 밤 비행기를 타고 아이슬란드로 향했다. 길고 지루했던 그날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 대신, 유럽 여행 이후 Matt와의 추억을 풀어보려고 한다. #2. 맨발의 그 2014년 여름, 유럽 여행을 다녀온 지 1년이 되어가던 때, 나는 오랜만에 다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Matt를 맞이하기 위해서다. 그의 도착 시각에 맞춰 입국 게이트 앞에 서 있다. 입국 수속을 밟고 나올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하염없이 게이트 앞에 서서 나오는 사람들의 발만 바라보고 있는데, 한 백인 남성이 맨발로 게이트를 향해 걸어왔다. 왠.. 2020. 2. 27.
서랍3-4) 영국 웨일스 - 스노도니아 국립공원을 방문하다 20130402의 일기(2) 앞이야기 : 20130402의 일기(1) #4. 나의 일정 아저씨께서는 아주머니를 만나기 위해 집에 오신 게 아니었다. 나는 런던에서도 대영박물관에 안 다녀왔다. 나는 내가 어디에 있든, 어디를 안 가도 된다. 이곳 교통이 불편하다면, 집 주위를 구경해도 좋다. 관광지가 아닌 주거 마을을 구경하는 것도 나에겐 너무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두 분의 생각은 달랐다. 이곳에 왔으면 그곳을 꼭 가봐야 한다고 하셨다. 대중교통으로는 오가기 힘드니, 아저씨께서 나를 태워다 주실 거란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데, 내가 구경을 다 하고 전화하면 다시 나를 태우러 와주실 거란다. 아저씨께서는 이 모든 것을 위해 무려 오후 일을 빼고 이곳에 오셨단다. 나는, 내가 이곳에 도착하기 전부터.. 2020. 2. 21.